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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 당뇨병 환자들은 인슐린 주입 기기 사용에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정부의 정책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부족한 현실과 필요한 대책을 알아봅니다.
1형 당뇨병, 왜 특별하고 어렵나요
1형 당뇨병은 다른 종류의 당뇨병과는 발생 원인과 관리 방식이 매우 다른 질환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스스로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공격하여 파괴함으로써 발생합니다. 그 결과 베타세포가 크게 줄어들어 혈당을 조절할 만큼 충분한 인슐린을 더 이상 만들지 못하게 됩니다. 이러한 환자분들은 혈당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기 위해 외부에서 반드시 인슐린을 투여해야만 했습니다. 인슐린 투여가 생명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문제는 인슐린을 얼마나, 그리고 언제 투여해야 하는지를 환자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는 점입니다. 환자들은 매일 먹는 식사의 양과 종류, 하루 동안의 신체 활동량, 심지어 개인의 그날그날 컨디션 변화까지 고려하여 최적의 인슐린 주입량을 계산하고 정확한 시점에 주입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마치 유치원생에게 어려운 수학 교과서 내용을 가르치는 것에 비유될 정도로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했습니다. 의료진이 이러한 교육 과정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이니, 환자와 그 가족들이 매일 일상 속에서 이 모든 것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어리거나 연세가 많은 환자분들의 경우, 이러한 과정을 완전히 익힐 때까지 얼마나 길고 힘든 교육과 적응 기간이 필요할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정책 개선에도 여전한 환자들의 어려움
그동안 정부도 1형 당뇨병 환자들의 어려움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특히 최근 5~6년 동안은 혈당 관리 의료기기 비용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단계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지난해 2월부터는 18세 이하 1형 당뇨병 환자들이 연속 혈당 측정기나 인슐린 펌프 같은 혈당 관리 의료기기를 사용할 때 비용의 10% 정도만 부담하면 되도록 건강보험 혜택이 현실화되었습니다. 이러한 혜택이 앞으로 성인 환자에게까지 확대된다면 혈당 관리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1형 당뇨병을 '장애'로 인정하여 환자분들이 필요한 지원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여전히 크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1형 당뇨병 환자 중 연속 혈당 측정기를 꾸준히 사용하는 비율은 10.7%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연속 혈당 측정기와 연동되어 인슐린을 자동 주입해주는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환자는 전체 1형 당뇨병 환자의 0.4%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고가의 최첨단 의료기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수치였습니다. 환자분들은 여전히 질병 관리 과정에서 큰 어려움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왜 이러한 최첨단 의료기기들의 사용률이 낮을까요? 문제는 1형 당뇨병 환자들이 사용하는 연속 혈당 측정기나 인슐린 펌프가 단순히 휴대하고 작동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의료기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환자 스스로 인슐린 주입량을 정확하게 설정하고 주입해야 하며, 몸에 부착하는 소모품을 교체하는 등 의료 행위에 준하는 활동을 평생 동안 스스로 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복잡하고 전문적인 과정을 익히고 지속적으로 올바르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건강보험 체계에서는 인슐린 펌프와 같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교육 비용이 별도로 책정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환자들은 의료기기를 구입할 때 현금으로 비용을 먼저 지불하고 나중에 건강보험공단에서 일부 금액을 환급받는 방식(요양비)으로 지원을 받습니다. 의료기기 사용법 교육은 주로 의료기기 판매 업체나 스스로 익히는 경우가 많고, 병원 의료진에게 배우는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합니다. 환자들이 충분하고 정확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부족하다 보니 기기를 잘못 사용하거나 관리 소홀로 인한 위험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병원과 의료진이 환자 교육에 더 신경 쓰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 한 명당 3시간을 대기하고 단 3분만 진료하는 우리나라 병원의 현실에서, 한 번 교육하는 데 최소 30분 이상 걸리는 1형 당뇨병 의료기기 사용법을 무료로 충분히 교육해주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이러한 교육에 대한 수가(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진료비)가 책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의료진의 추가적인 시간과 노력을 보상받기 어렵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환자분들의 불편을 덜고 정확한 기기 사용을 돕기 위해, 최소한 입원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혈당 관리 의료기기는 병원에서 직접 환자에게 제공하고 그에 대한 교육 수가를 인정해달라고 정부에 제안하고 있다고 합니다.
1형 당뇨병 교육, 새로운 접근
최근 정부가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중증 질환 및 응급 의료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1형 당뇨병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질환으로 오해되어 상급종합병원 진료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1형 당뇨병 환자가 반드시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갑작스러운 저혈당 쇼크와 같은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까다로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질환 특성을 고려할 때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의료 시스템 접근성이 중요합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1형 당뇨병 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1형 당뇨병이 상급종합병원 진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환자분들의 안전과 질병 관리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시행 중인 재택 의료 시범 사업을 통해 1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교육에 일부 수가를 적용하는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범 사업을 확대하고 교육 수가를 현실화한다면 환자들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를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방식이든 가장 중요한 점은 1형 당뇨병 환자들이 까다로운 의료기기 사용법을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그리고 전문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고가의 의료기기와 소모품만 환자에게 지급하고 체계적인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결국 환자에게는 비싼 애물단지만 안겨주고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이 기기를 정확하게 사용하지 못하면 질병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합병증 위험만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의료기기 사용 교육에 대한 수가를 별도로 지급하는 것은 기존 건강보험 정책의 틀에서 벗어나는 시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형 당뇨병은 기존의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완전히 이해되지 않는 특별한 질환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질환의 해법 역시 기존에 해왔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형 당뇨병 환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관리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교육 시스템 구축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투자가 시급해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