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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30대 젊은 여성에게 부인암(자궁경부암, 난소암 등)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암 치료 후에도 임신 가능성을 지킬 수 있는 방법과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젊은 여성에게 찾아오는 부인암 이야기
예전에는 주로 50대 이후에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던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같은 '부인암'이 최근에는 20대나 30대의 비교적 젊은 여성분들에게서도 발병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젊은 여성 환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했습니다. 부인암은 여성의 생식기에 생기는 암을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그중에서도 난소암은 말 그대로 여성의 난소에 생기는 암입니다. 난소는 난자를 보관하고 여성 호르몬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주 소중한 기관입니다. 난소에 종양이 생기면 난자나 난소 기능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 난소암이 발생하는 데에는 몇 가지 주요 요인이 있다고 합니다. 난소에서 매달 일어나는 '배란' 과정, 그리고 유전적인 요인이 있습니다.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님처럼 '브라카 유전자'(BRCA 1, BRCA 2) 같은 특정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경우 난소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난소에 생긴 자궁내막 조직으로 인해 발생하는 '난소 자궁내막증'도 난소암의 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배란 횟수가 적을수록 난소암 위험이 낮아진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사실은 아니라고 합니다. 과거 남성의 정액이 자궁경부암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자궁경부암의 거의 대부분이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때문인 것으로 밝혀진 것처럼, 난소암도 앞으로 더 자세한 원인이 규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방암과 난소암은 유전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암들입니다. 특히 모계 유전, 즉 외할머니나 엄마, 이모 중에 난소암이나 유방암 환자가 있다면 조금 더 신경 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특정 유전자(BRCA 1, 2) 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경우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10배 이상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가족 중에 대장암, 자궁내막암, 직장암 병력이 있는 경우에도 난소암 발병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하니, 가족력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암 치료 후 임신 희망
암 진단을 받게 되면 치료와 생존이 가장 우선순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특히 젊은 여성 환자들에게는 암 치료 후 임신 가능성을 유지하는 '가임력 보존' 역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전에는 암 치료 과정에서 가임력 손상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의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암 치료 중에도 가임력을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이 연구되고 적용되고 있습니다. 난임 전문의 조정현 교수님의 경험에 따르면, 최근 42세의 한 여성분이 왼쪽 난소 자궁내막증 수술을 15년 전에 받았는데, 이번에는 오른쪽 난소에 큰 혹이 생겨서 난소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수술 없이 해결할 방법을 상담하러 찾아왔다고 합니다. 골반 초음파 결과 왼쪽 난소는 기능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오른쪽 난소에 큰 혹이 있었는데 대학병원 CT 촬영 결과 경계성 종양(암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혹)으로 의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환자분은 임신을 매우 간절히 원하고 있었습니다. 난포를 더 이상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혹 제거 수술 대신 다른 방법을 원했다고 합니다. 조정현 교수님은 이 환자분을 위해 '알코올 경화술'이라는 비수술적 요법을 시술했습니다. 알코올 경화술은 난소의 자궁내막증 혹 부위에 긴 바늘을 넣어 혹 안의 내용물을 빼내고 세척한 뒤 알코올을 주입하여 혹의 내벽 세포를 굳히는 시술입니다. 이 시술을 통해 자궁내막증 혹의 크기를 반 이상 줄이고, 혹 주변에 붙어 있는 건강한 난포들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두 차례의 알코올 경화술 후 환자분의 난소 상태가 매우 좋아졌고, 혹 크기가 줄면서 기적적으로 보이지 않던 난포들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난소 기능도 보존하고 난포도 만날 수 있게 되어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환자분께 정말 큰 희망을 선물해주신 것 같습니다. 자궁에 생기는 암은 자궁경부암과 자궁체부암(자궁내막암)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궁체부암은 비교적 나이가 있는 40~50대에 주로 발생하지만, 자궁경부암은 점점 발병 연령이 낮아져 30대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과거 1980년대만 해도 부인암이라고 하면 대부분 자궁경부암을 의미했고, 암이 상당히 진행되어 광범위한 수술과 항암 치료가 필수적이었기에 여성성을 잃거나 목숨까지 위협하는 무서운 병으로 인식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암이 완치가 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난임 전문의로서 조정현 교수님은 특히 젊은 비혼 여성이라 할지라도 난소암이나 자궁암 진단을 받았을 때, 치료와 수술 전에 반드시 가임력 보존 가능성에 대해 의료진과 신중하게 상담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자궁암 환자라도 임신과 출산을 너무 일찍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암이 되기 전 단계인 상피 내 종양이거나 초기 단계 암일 경우 자궁경부의 일부만 잘라내는 원추 절제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여 자궁을 보존하고 임신과 출산을 계획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암세포 침투 깊이가 3mm 미만인 1기 정도이거나 암세포 크기가 2cm를 넘지 않는 경우에도 원추 절제술만으로 완치되어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즉, 자궁암은 완치율이 높고 초기 단계에서는 가임력 보존 치료가 가능하므로 임신 가능성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최근에는 심각한 자궁암 환자도 임신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가 출산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고 하니 정말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가임력 보존'을 고려한 암 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젊은 여성이 부인암에 걸린 경우, 자궁과 난소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약물 항암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암을 완치한 후에 임신을 원한다면 시험관아기 시술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만 젊은 '유방암' 환자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유방암 수술 후 임신을 원하는 환자는 시험관아기 시술을 권유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난포를 여러 개 키우기 위해 사용하는 과배란 주사가 여성호르몬 수치를 높여 혹시 남아 있을 암세포를 자극할까 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젊은 유방암 환자의 경우, 과배란 주사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 배란 주기 시험관 시술이나 유방암 치료제인 '레트로졸'을 사용하는 저자극 배란 유도 시험관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합니다. 레트로졸은 원래 유방암 재발을 막기 위해 복용하는 예방약이지만, 난임 병원에서는 배란 유도제로도 사용된다고 합니다. 이 약은 여성호르몬 생성을 억제하여 난포 발달을 돕는 역할을 하므로, 유방암 병력이 있는 여성에게 비교적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암 종류에 따라, 그리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가임력 보존 방법이 시도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암 투병이 일깨운 가족의 소중함
최근 들어 암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난임 전문의를 찾아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도하는 여성분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분들은 암과 싸우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자식을 낳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생사의 고비를 넘나드는 투병 생활을 통해 '가족의 위대함'과 '사랑의 기적'을 몸소 느끼면서, 새로운 생명을 통해 가족을 완성하고 싶은 소망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고 조정현 교수님은 이야기했습니다. 정말 가슴 벅찬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암이라는 무서운 병이 오히려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암 투병을 통해 가족의 든든한 지지와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의 힘으로 병을 이겨낸 많은 여성분들이 이제는 자신들이 받은 사랑을 나누어줄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싶어 하는 간절함으로 임신에 도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정현 교수님의 이야기처럼, 암 치료 기술과 가임력 보존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암을 겪은 많은 분들이 건강을 되찾고 소중한 가족을 이루는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암 투병이라는 힘든 여정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가족이라는 따뜻한 울타리를 만들고자 하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