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소변이 질을 통해 새는 질환인 방광질루는 환자에게 큰 고통을 주지만, 최근에는 방광에 공기를 주입하는 복강경 수술 등 발전된 수술법으로 완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신 수술법
    소변이 새는 방광질루

     

    방광질루란 무엇이며 왜 심각한가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여성 질환 중 요실금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환자가 겪는 고통은 훨씬 크고 치료도 어려운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방광질루'입니다. 방광질루는 방광에 비정상적인 구멍(의학 용어로는 누공)이 생겨서 소변이 정상적인 요도를 통하지 않고 질을 통해 새어 나오는 질환입니다.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때 복압이 높아지면서 소변을 지리는 복압성 요실금과 겉으로 보이는 증상은 비슷할 수 있지만, 방광질루는 발생하는 원리나 치료법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합니다. 만약 복압 증가와 상관없이 소변이 질에서 계속 새어 나온다면 방광질루를 의심해보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했습니다. 요실금의 경우 케겔 운동이나 약물 치료 등으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방광질루는 대부분 수술적인 방법 외에는 다른 효과적인 치료법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수술 자체도 다른 질환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행히 요실금은 전체 여성의 10~20%에게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방광질루는 그보다는 발생 빈도가 훨씬 낮은 편입니다. 주로 자궁절제술과 같은 골반 수술의 후유증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연간 200~227건 정도 보고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환자들 중 절반 이상은 자궁절제술이 많은 45세에서 65세 사이의 여성에게서 발생했다고 합니다. 방광질루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자궁절제술을 포함한 골반 수술 중 방광에 손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배재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님은 설명했습니다. 드물게는 골반 부위의 외상이나 방광암, 직장암, 자궁경부암에 대한 방사선 치료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출산 합병증으로 인해 방광질루가 발생하는 경우가 90% 이상을 차지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자궁절제술 과정에서 방광과 자궁은 얇게 분리해야 하는데, 이때 방광에 손상이 생기면 소변이 골반강으로 흘러나와 봉합된 질 부위를 통해 질 입구로 새어 나오게 된다고 합니다. 환자분들은 '수술이 잘못돼서 생긴 것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높은 의료 수준을 고려할 때 수술 자체의 오류로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배 교수님은 말씀했습니다. 다만 방광과 자궁이 심하게 유착되어 있는 경우 분리 과정에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골반 장기 유착은 방사선 치료나 수술을 여러 번 받은 경우, 또는 자궁내막증이나 골반염 같은 질환 때문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병력이 있는 환자는 수술 전에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고 신중하게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방광질루 환자가 겪는 고통은 상상 이상이라고 합니다. 하루에 2~4리터의 소변이 계속 질을 통해 새어 나오니 대용량 기저귀를 착용해야 하고, 정상적인 성생활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회음부에는 소변 때문에 습진이나 피부염이 심하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신체적인 문제들은 사회생활은 물론 일상적인 활동에도 큰 제약을 가져옵니다.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환자분들이 대부분이라고 하니, 말 그대로 '생지옥'과 같은 고통을 겪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심한 경우 골반이나 방광에 감염성 질환이 생기고, 드물게는 요로 패혈증으로 진행되어 사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하니, 방광질루는 환자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배 교수님은 방광질루 환자나 심지어 의료진조차 질환 발생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실제 환자는 보고된 것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방광질루의 진단과 다양한 수술 방법

    방광질루는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도 일부(3~5%)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수술 시기는 누공 주변의 염증이 충분히 가라앉고 안정화된 후에 시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누공의 크기나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누공이 생긴 후 3개월 정도 지나서 수술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방광질루 진단은 복압성 요실금과 혼동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만약 기침이나 웃음 등 복압 증가와 상관없이 소변이 소량씩 지속적으로 질을 통해 나온다면 방광질루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방광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누공의 위치와 크기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방광질루 수술의 기본적인 원리는 누공 주변의 손상된 조직을 깨끗하게 잘라내고, 소변이 다시 새지 않도록 방광과 질의 구멍을 층층이 꼼꼼하게 봉합하는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수술이라고 합니다. 환자의 과거력, 누공의 크기와 위치 등에 따라 가장 적합한 수술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방광질루 수술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질을 통한 수술'은 누공이 질 입구에서 가깝고 크기가 크지 않을 때 비교적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질이 좁거나 누공이 질 안쪽 깊은 곳에 있다면 이 방법으로는 수술이 어렵습니다. 둘째, '복강경 수술'은 배에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내고 내시경 카메라와 수술 도구를 넣어 수술하는 방식입니다. 수술 시야가 좋고 방광과 질의 누공을 분리하여 봉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가 이전에 골반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여러 번 받아 복강 내 장기 유착이 심한 경우에는 누공 부위를 분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셋째, '방광 경유 수술'은 아랫배에 절개창을 내고 방광을 직접 절개하여 누공에 접근하는 방법입니다. 질을 통한 수술보다 시야 확보가 용이하고 누공이 질 깊숙한 곳에 있어도 접근하기 쉽습니다. 또한 복강을 거치지 않아 장기 유착 걱정이 적고 방광 점막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봉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방광을 절개해야 하고 수술 공간이 좁아 수술 난이도가 높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장단점을 고려하여 복강경 수술이나 후술 할 로봇 수술이 많이 활용되는 추세입니다.

     

     

    최신 수술법: 방광내 공기주입술과 로봇 수술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방광질루 수술법 중 하나는 '방광내 공기주입 복강경 수술'(이하 공기주입술)입니다. 이 수술법은 방광을 절개하지 않고, 방광 안에 의료용 공기(이산화탄소)를 주입하여 방광을 풍선처럼 부풀린 상태에서 복강경 내시경과 도구를 넣어 누공을 봉합하는 방식입니다. 기본 원리는 방광 경유 수술과 유사하지만, 복강경을 통해 수술 부위를 확대하여 더 크고 자세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누공의 위치가 요관(신장에서 방광으로 소변이 내려오는 관) 입구와 가까운 경우에도 요관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수술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다만 작은 방광 안에서 복강경 수술을 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널리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수술 장비나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공기주입술의 적용 범위는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배재현 교수님은 전망했습니다. 배재현 교수님은 공기주입술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교수님이 수술하신 환자 26명 중 23명은 공기주입술 후 누공이 성공적으로 사라졌다고 합니다. 1명은 공기주입술이 어려워 개복 수술로 완치되었고, 나머지 2명은 첫 수술 후 누공이 재발하여 2차 수술 후에 완치되었다고 합니다. 한 번의 수술로 완치된 환자 23명의 평균 입원 기간은 9.1일이었고, 소변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 방광에 삽입하는 소변줄을 유지한 기간은 평균 11일이었다고 하니, 성공률과 회복 기간 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공기주입술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방광 크기가 너무 작아 공기를 충분히 주입해도 수술 공간이 확보되지 않거나, 누공의 크기가 너무 큰 경우, 누공 주변 조직이 건강하지 못한 경우, 그리고 방광과 질 사이의 공간이 너무 얇은 경우에는 공기주입술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공기주입술에 '로봇 수술'을 적용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로봇 수술은 복강경 수술보다 훨씬 더 넓고 입체적인 시야를 제공하고, 로봇 팔의 정교한 움직임 덕분에 수술이 더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018년에 하나의 절개창으로도 수술 가능한 로봇이 등장하면서, 2023년부터는 수술 범위가 비교적 작은 공기주입술에도 로봇 수술이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로봇을 이용한 공기주입술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기존의 복강경 수술을 대체할 유력한 방법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방광질루는 환자에게 큰 고통을 주지만, 배재현 교수님과 같은 의료진들의 노력과 수술법의 발달 덕분에 완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