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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연구진이 세계 인구 82억 명 중 단 한 명만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새로운 혈액형 '과다 음성'을 발견했습니다. 유전적 돌연변이로 탄생한 이 혈액형은 48번째 혈액형 시스템으로 공식 인정받았습니다.
82억 분의 1 확률, 새로운 혈액형의 탄생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혈액형은 A, B, AB, O형과 Rh+ 또는 Rh- 같은 분류입니다. 여기에 P형처럼 드물게 존재하는 혈액형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에서 이 모든 분류에 속하지 않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새로운 혈액형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현재 세계 인구가 약 82억 명이라고 하니, 82억 분의 1이라는 정말 희귀한 확률로 존재하는 혈액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혈액청(EFS)은 카리브해 과들루프 섬 출신의 한 프랑스 여성이 '과다 음성(Gwada negative)'이라고 명명된 새로운 혈액형의 유일한 보유자로 확인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혈액청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EFS가 세계에서 48번째 혈액형 시스템을 발견했으며, 지난 6월 초 국제수혈학회(ISBT)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국제수혈학회는 그동안 47개의 혈액형 시스템만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왔는데, 이번에 새로운 혈액형 시스템이 추가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혈액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5년의 연구 끝에 밝혀진 유전적 비밀
이번에 발견된 '과다 음성' 혈액형의 존재는 사실 꽤 오래전부터 감지되었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EFS 소속 의생물학자 티에리 페이라드 박사님의 인터뷰에 따르면, 2011년 파리에 거주하고 있던 당시 54세의 이 여성의 수술 전 채취한 혈액에서 '매우 특이한' 항체가 처음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만한 자원이 충분하지 않아 더 깊이 있는 조사를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9년에야 과학자들은 최신 유전자 분석 기술인 '고처리량 DNA 시퀀싱(high-throughput DNA sequencing)'을 활용하여 이 수수께끼를 풀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첨단 기술 덕분에 이 여성의 혈액형이 유전적인 돌연변이로 인해 형성된 것임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페이라드 박사님은 이 여성이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사례로 보인다"며, "그녀는 혈액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그 자신뿐인 유일한 사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이 혈액형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피를 수혈받을 수 없고, 오직 자신의 혈액만 수혈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돌연변이 유전자가 현재까지 유일무이한 혈액형을 형성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희귀 혈액형 발견의 의미와 미래
프랑스 혈액청 과학자들은 이제 '과다 음성' 혈액형을 가진 다른 사람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혈액형을 발견하는 것은 단순히 학술적인 의미를 넘어, 희귀 혈액형을 가진 환자들에게 더 나은 수준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EFS는 밝혔습니다. 수혈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맞는 혈액형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는 이러한 발견이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48번째 혈액형 발견에 앞서, 중국에서는 ABO와 Rh 혈액형 시스템으로는 식별되지 않아 진단이 어렵고 놓치기 쉬운 P형 시스템 중에서도 가장 드문 유형인 'p형'의 새로운 유전자 서열이 발견되어 47번째 혈액형으로 인정된 바 있습니다. p형으로 태어날 확률은 100만 명 중 1명 미만으로 추정될 정도로 매우 희귀하다고 합니다. 이처럼 희귀 혈액형에 대한 연구와 발견은 수혈 의학의 발전에 기여하고, 특정 혈액형을 가진 환자들의 치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번 '과다 음성' 혈액형의 발견은 유전적 다양성과 인체 혈액의 복잡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희귀 혈액형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어, 모든 환자들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수혈을 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이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