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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고려대 안암병원 연구팀이 갑상선암 과잉 진단 논란 이후의 사망률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는 갑상선암의 진단 및 치료 기준에 대한 새로운 논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환자별 맞춤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과잉 진단 논란
    갑상선암 사망률 변화

     

    갑상선암 과잉 진단 논란과 사망률 변화 분석

    10여 년 전 우리나라에서는 갑상선암에 대한 과잉 진단 및 과잉 치료 논란이 크게 불거졌습니다. 비교적 진행이 느리고 예후가 좋은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크기의 암까지도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수술하는 경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갑상선암 치료 전략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과 치료 방식의 변화가 실제 갑상선암 환자들의 사망률 등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분석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었습니다. 이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팀과 김경진 교수팀이 서울대학교 박영주 교수팀과 협력하여 갑상선암 과잉 진단 논란 이후의 사망률 변화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연구는 '갑상선암 과잉 진단 이슈의 여파, 2005~2018년 사이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의 변화'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발표되었으며, 갑상선암 진단과 치료에 대해 중요한 새로운 시사점을 제시했습니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총 43만 4228명에 달하는 갑상선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갑상선암과 관련된 사망률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면밀히 분석했습니다. 대규모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라는 점에서 연구 결과의 신뢰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잉 진단 논란 이후 나타난 사망률 변화

    연구팀의 분석 결과,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발생률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건강검진의 확산과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이전에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작은 암들까지 발견하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되었습니다. 하지만 갑상선암 과잉 진단 논란이 크게 부각된 이후, 2015년에는 갑상선암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50.6명으로 급격하게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과잉 진단 논란 이후 불필요한 검진이나 진단이 줄어들었음을 시사했습니다. 반면, 갑상선암 사망률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2005년에는 인구 1000명당 1.94명이었던 갑상선암 사망률이 2013년에는 0.76명으로 감소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2018년에는 2.70명으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갑상선암 과잉 진단 논란이 시작되고 치료 전략에 변화가 생긴 시점과 맞물려 사망률이 다시 상승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습니다. 특히 연구팀은 갑상선암 환자들이 받은 수술 종류에 따른 사망률 변화도 함께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갑상선을 전혀 절제하지 않았거나 갑상선 전체를 절제한(전절제술) 환자들의 사망률이 2013년 이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갑상선의 일부만 절제하는(반절제술 또는 부분절제술)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사망률은 연구 기간 전체에 걸쳐 낮게 유지되었습니다. 이는 수술 범위와 사망률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과잉 진단 논란 이후 갑상선 전절제술보다는 부분 절제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는데, 이러한 치료 방식의 변화가 사망률 추세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였습니다.

     

     

    진단 및 치료 기준 보완 필요성과 향후 과제

    연구팀은 2015년 이후 갑상선암 관련 사망률이 다시 증가했다는 사실은 과잉 진단 논란 이후 진단 및 치료에 적용된 기준에 보완이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과잉 진단을 경계하는 과정에서 일부 꼭 필요한 진단이나 치료가 지연되거나 누락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갑상선암은 그 특성이 매우 다양하여 예후가 매우 좋은 경우가 있는가 하면, 드물게는 공격적으로 진행되어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갑상선암의 '양극단 특성'을 고려할 때, 단순히 과잉 진료만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과소 진료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갑상선암 환자의 위험도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에게는 놓치는 부분 없이 적절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반대로 위험도가 낮은 환자들에게는 불필요한 과잉 치료는 줄이되 정확하고 세심한 추적 관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환자 개개인의 특성과 암의 위험도를 고려한 맞춤형 진단 및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갑상선암 과잉 진단 논란이 실제 환자들의 사망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연구 결과는 세계외과저널에 게재되었습니다. 앞으로 갑상선암 진단 및 치료에 대한 학계와 의료계의 지속적인 논의와 노력을 통해 과잉 진료와 과소 진료의 균형을 맞추고, 모든 갑상선암 환자들이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발전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봅니다.